홀로서기 후 밀려오는 공황과 고립감, 애착 관점으로 풀어내는 내면의 안식처 찾기
출처: 유튜브 공식 채널 'CGN' 영상 캡처
최근 유튜브 'CGN' 채널에 출연한 가수 이지현 님이 오랜 시간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아픔을 솔직하게 고백했습니다. 이혼이라는 깊은 상처 이후 찾아온 극심한 공황장애와 결핵 투병, 그리고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세상과 담을 쌓고 집 안에만 갇혀 지내야 했던 이야기였습니다.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이나 관계의 파국은 단순히 인연이 끝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삶을 지탱하던 안전기지가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우리의 신체와 신경계는 거대한 혼란을 겪게 됩니다. 누군가에게는 갑작스럽게 숨이 막혀오는 공황 발작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세상 전체가 두려워져 문을 걸어 잠그는 극심한 고립감으로 나타나곤 하죠.
💡 개미상담사의 상처를 바라보는 시선
지나간 관계의 상처는 우리의 삶이 끝났음을 알리는 신호가 아니라, 내 안에 있던 안전의 울타리가 무너졌음을 알리는 아픈 경고등입니다.
이별의 상처가 공황장애라는 방패를 꺼내 드는 이유
애착 이론의 관점에서 볼 때, 중요한 타인과의 결별은 단순한 관계의 종료를 넘어 내면의 안전기ㅈㅣ가 완전히 파괴되는 충격을 뜻합니다. 볼비(Bowlby)는 인간이 평생 동안 타인과 안전한 유대를 맺고자 하는 본능을 지닌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두 번의 이혼과 같은 극심한 관계의 상실은 '나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깊은 공포를 심어줍니다.
이때 찾아오는 공황장애와 신체적 질병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몸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작동시키는 마지막 방어선입니다. 마치 폭풍우가 거세게 불 때 건물 전체의 전기를 강제로 내리고 셧다운 시키는 비상 자가발전기처럼 말이죠. 바깥세상이 너무 위험하고 타인과의 관계가 곧 상처로 다가올 때, 몸은 숨을 조이고 집이라는 좁은 공간으로 우리를 밀어 넣음으로써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차단하려 드는 것입니다. 즉, 1년간 집에 갇혀 있던 시간은 단순히 고립된 시간이 아니라, 부서진 마음이 스스로를 치유하기 위해 웅크리고 있던 고통스러운 회복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가족치료로 바라본 관계의 경계선 회복하기
사티어(Satir)의 가족치료 이론에서는 건강한 관계를 맺기 위해 '나'와 '타인', 그리고 '상황'이라는 세 가지 요소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상처가 깊은 현대인들은 타인의 시선이나 과거의 아픔에 지나치게 얽매이거나(회유형·초이성형), 반대로 관계 자체를 완전히 차단해 버리는 극단적인 대인관계 경계선을 설정하기 쉽습니다.
쉽게 말해, 상처받기 싫어서 우리 집 대문을 아예 용접해 버리거나 반대로 도둑이 들어오든 말든 문을 완전히 열어둔 채 사는 것과 같습니다.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와 타인 사이에 무너졌던 건강한 경계선을 다시 세워야 합니다. 타인의 감정이나 과거의 실패가 나의 가치를 결정짓지 못하도록 선을 긋고, 온전히 내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세상이라는 거대한 무대에 다시 서기 전에, 내 방이라는 작은 공간 안에서 먼저 '나 자신과의 안전한 애착'을 회복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무너진 일상을 다시 일으키는 마음 정돈
Q.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 다시 누군가를 만나거나 세상 밖으로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아요. 평생 이렇게 두려워하며 살게 될까요?"
A. 두려움은 당연한 감정입니다. 그동안 너무 뜨거운 불에 데였기에 다시 불을 가까이하기 무서운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지요. 지금은 세상 밖으로 성급하게 나가기보다, 내 방 안에서 마음 편히 쉬며 기운부터 차릴 때입니다. 타인과의 관계를 잠시 내려놓고,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거나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아, 지금 이 공간만큼은 참 안전하고 편안하구나' 하는 안도감을 느껴보는 것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보시기를 권유합니다. 우리 뇌는 내가 있는 공간이 안전하다고 느낄 때 비로소 긴장을 풀고 스스로를 회복하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내 안의 기운이 온전히 채워지면, 세상 밖으로 나갈 용기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입니다.
Q. "공황장애가 불쑥 찾아올 때마다 제가 완전히 무너지는 것 같아요. 이 불안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요?"
A. 공황 발작이 올 때는 마음에게 이렇게 속삭여주세요. "지금 이 순간 내 몸이 나를 지키기 위해 너무 애를 쓰고 있구나"라고 말입니다. 불안을 적으로 여기고 싸우려 들수록 증상은 더 거세집니다. 대신 나의 불안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고, 천천히 숨을 고르며 지금 이 순간 내 발이 닿아 있는 바닥의 감각에 집중해 보세요. 불안은 머물다 지나가는 손님일 뿐, 당신의 전부를 무너뜨릴 수 없습니다.
인생의 겨울을 지나고 계신 모든 분들께, 상처는 영원히 아물지 않는 흉터가 아니라 비로소 단단해진 내면의 결이 될 수 있음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오늘 하루, 온전히 나 자신을 돌보는 마음으로 조용히 숨을 쉬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계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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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상담사 (마음연구소 ant-mindlab)
- 한국상담심리학회 상담심리사 2급
- 한국인지행동치료학회 정회원
본 포스팅은 타인과의 소통과 관계 개선을 돕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평소 대화하며 겪었던 인상 깊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댓글로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 본 글은 일상적인 자기점검을 위한 콘텐츠이며 의학적 진단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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